임당(임신성당뇨)재검결과..

후후 채혈을 4번이나 하고 난후.. 결과는 심란했다. 결국은  내가 임신성 당뇨(임당) 진단을 받고, 정식으로 소모성 재료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다녀온 날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검사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결과지를 받아보니 기분이 묘했다.

병원에서 100g 당부하검사(OGTT)를 했었다. 공복 혈당은 85mg/dl로 정상 범위였는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1시간 뒤 혈당이 202mg/dl, 2시간 뒤에도 176mg/dl이 나와버린 것이다. 기준치가 각각 180, 155인데 두 개나 초과한 결과였다. 마지막 3시간째는 140으로 딱 기준선이었지만 이미 진단 기준을 넘긴 상황이었다. 화면에 빨간색 ‘H’ 표시가 딱딱 뜨는 걸 보는데,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HbA1c(당화혈색소)는 5.3%로 정상 범위였지만, 임신성 당뇨는 순간 혈당 조절이 중요하다 보니 큰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결국 의사 선생님께서 “임신성 당뇨로 진단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임신이라는 것 자체도 신경 쓸 게 많은데, 이제는 먹는 음식 하나하나에 더 조심해야 한다니.

병원에서 “당뇨병환자 소모성 재료 처방전”을 발급받았다. 이게 있어야 약국에서 혈당측정기 소모품을 건강보험 적용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처방전에는 내 이름과 주민번호, 산부인과 진료 과목,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체크 항목들이 있었다. ‘임신성 당뇨병’에 체크되어 있었고, 혈당측정검사지와 채혈침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사용기간은 90일, 즉 3개월간 사용할 분량이었다. 1일 평균 4회 검사, 총 360회 검사분으로 계산된다고 한다.

처방전을 받아들고 나니, 이제 실제로 약국에 가야 한다는 실감이 났다. 사실 인터넷에서도 혈당측정기를 쉽게 살 수는 있지만, 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반드시 이 처방전이 필요하다. 약국에서는 내 처방전을 보고, 지정된 소모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약국도 아무약국메서 해주는 게 아니었다..! 집근처는 안되더라는)

약국에 가니 약사님이 먼저 처방전을 확인하시고, 어떤 혈당측정기를 쓸 건지 물어보셨다. 보통 병원에서 추천해주는 기계가 있거나, 환자가 미리 원하는 제품을 정해오기도 한다. 나는 아직 기계가 없었기 때문에, 약사님이 간단히 몇 가지 기기를 보여주시면서 장단점을 설명해주셨다. 화면이 큰 제품, 채혈이 덜 아픈 제품, 그리고 앱 연동이 되는 제품까지 다양했다.

나는 사용이 간단하고 보험 적용이 잘 되는 기기를 선택했다. 그러자 약사님이 바로 그 기계에 맞는 혈당검사지와 채혈침을 꺼내 주셨다. 원래 가격은 꽤 비싼데, 보험이 적용되니 훨씬 저렴했다. 처방전 덕분에 3개월분을 한 번에 받아갈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박스를 열어보니, 작은 혈당측정기 본체와 채혈기, 시험지, 채혈침이 깔끔하게 들어 있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내가 이걸 하루에 4번이나 써야 한다니…” 싶어서 막막했다.
(나는 아침은 안먹어서 공복혈당만재고 아침간식 가볍게 먹고
점심식사하고 2시간 후 식후혈당을 잰다)
하지만 아기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오늘 저녁부터 바로 사용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손가락 끝을 소독하고, 채혈기로 콕 하고 찌른 뒤 시험지에 한 방울의 혈액을 묻히면 기계에서 몇 초 만에 결과가 나온다.

생각보다 간단했지만, 마음은 조금 복잡했다. 앞으로는 내가 먹는 음식이 혈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매번 확인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 몸과 아기 상태를 직접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든든하기도 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글을 남긴다. 임신성 당뇨라는 이름이 무겁게 다가오긴 하지만, 이제부터는 관리가 답이다. 나와 같은 상황을 겪는 다른 예비맘들이 있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꼭 처방전 받아서 약국에서 기계랑 소모품 챙기길 바란다.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무엇보다 우리 아기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
+ 임신초에 들었던 우체국 무료보험인 엄마보험도 청구가능하니 꼭 챙기시길!!(3만원 환급받음!!!)